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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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
궁금증을 참기 어려워 <인셉션>을 보았다. 그것도 개봉일인 21일 아침 10시 조조로 말이다. 나로서는 종전에 볼 수 없었던 태도다. 아니, <마더>에서 그와 비슷한 짓을 하긴 했으니 패쓰. 어쨌든 기대만큼 재미있었고, <다크나이트>만큼 깊이 있진 못하지만 서사의 층위가 워낙 복잡하고 중층적이라서 할말이 참 많은 영화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쨌든… <다크나이트>만큼은 아니다. 확실히 <다크나이트>보다는 말초신경을 더 자극하긴 하는데, 그런만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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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브첸코의 『포르투갈식 이별』
<포르투갈식 이별>은 <아스날> 등을 만든 러시아 몽타주 영화의 대가 도브첸코가 뒤늦게 1980년대 리스본에서 환생해 찍은 영화처럼 보일정도로 미학적으로 닮아있다. 그러나 <대지>나 <아스날>이 뭔가 적합한 스타일과 내용의 조화가 느껴지게 한다면, 이 영화에서는 시차의 간극이 너무커서 쌩뚱맞게 늦겨지기도 하고, 과도한 멜랑콜리의 분출처럼 보이기도한다. 또 정서적으로는 “과작의 현인”이라 불리는 스페인 영화감독 빅토르 에리세의 <남쪽>에서 느껴지는 ‘남겨진 자들’의 죄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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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타르의 『토리노의 말』
어제 전주국제영화제JIFF에 왔다. 어제는 <실비아의 도시에서>라는 호세 루이스 게린의 영화를 보고, 또 벨라 타르의 은퇴작인 <토리노의 말>을 봤다. <토리노의 말>은 정말 경악스러울만큼 소름돋는 명작이다. 아마도 올해 극장에서 본 최고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하고 섯불리 예상해본다. 종말의 시대를 살아가기에 대한 탁월한 은유이자, 유로피안들이 갖고 있는 반유대주의의 종말적 징후에 대한 냉철한 비판처럼 보인다. 그리고 영화의 종말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