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 “토리와 리키타” 상영회: 다르덴 형제를 만났다

    노동절 집회 후 짐 가져다놓고 <토리와 리키타> 상영회에 갔다. 마침 다르덴 형제가 방한해 영화 상영 후 GV가 진행됐다. “종종 영화는 그 자체로 현실을 반영하고 또 이 영화처럼 분노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우리는 영화관 바깥으로 나가면 지극히 국가적인 경계와 자본의 규칙 안에서 살아갑니다. 감독님들은 이런 이질감을 느끼신 적이 없나요? 영화나 영화애호가들이 싫어진 적은 없으신가요?” 이런 우문을 던졌는데…

    “토리와 리키타” 상영회: 다르덴 형제를 만났다
  •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

    궁금증을 참기 어려워 <인셉션>을 보았다. 그것도 개봉일인 21일 아침 10시 조조로 말이다. 나로서는 종전에 볼 수 없었던 태도다. 아니, <마더>에서 그와 비슷한 짓을 하긴 했으니 패쓰. 어쨌든 기대만큼 재미있었고, <다크나이트>만큼 깊이 있진 못하지만 서사의 층위가 워낙 복잡하고 중층적이라서 할말이 참 많은 영화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쨌든… <다크나이트>만큼은 아니다. 확실히 <다크나이트>보다는 말초신경을 더 자극하긴 하는데, 그런만큼 조금…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
  • 베르너 헤어조크의

    헤어조크의 미친 영화 <피츠카랄도>를 봤다. 지금까지 본 베르너 헤어조크의 영화 네 편들 중 가장 밝은 영화임은 분명하다. 젊은 시절의 밑장 다 보겠다는 심보는 막판에 수그러들고 어느 정도의 굴복이 보인다. 다만 세상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로 가득찬 인물은 여전히 드러난다. 카루소의 오페라 공연에 미친듯이 열광하는 주인공 피츠카랄도는 아마존강의 정글 속에 카루소의 오페라 공연이 상연되는 극장을 짓겠다는 결심을…

    베르너 헤어조크의
  • 워킹데드

    미국드라마 워킹데드 시즌3에서 12화를 보면 피폐해져가는 세계에서 미쳐가는 인간들이 나온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도 가끔은 워킹데드처럼 살아있는 시체들이 걸어다니는 곳처럼 느껴진다. 사람들은 서로를 집어삼키기 위해 경쟁하고 또 싸우고, 그 위에 무언가 알수없는 음모 따위가 있고. 아마도 좀비영화의 정치성은 그런 지점에솨 만들어지는 것일 게다. 그런 세계에서 미치지 않고 자신을 잘 지킨다는 것은 정말 어렵지만, 좀비가 되지…

  • 도브첸코의 『포르투갈식 이별』

    <포르투갈식 이별>은 <아스날> 등을 만든 러시아 몽타주 영화의 대가 도브첸코가 뒤늦게 1980년대 리스본에서 환생해 찍은 영화처럼 보일정도로 미학적으로 닮아있다. 그러나 <대지>나 <아스날>이 뭔가 적합한 스타일과 내용의 조화가 느껴지게 한다면, 이 영화에서는 시차의 간극이 너무커서 쌩뚱맞게 늦겨지기도 하고, 과도한 멜랑콜리의 분출처럼 보이기도한다. 또 정서적으로는 “과작의 현인”이라 불리는 스페인 영화감독 빅토르 에리세의 <남쪽>에서 느껴지는 ‘남겨진 자들’의 죄의식…

  • 벨라 타르의 『토리노의 말』

    어제 전주국제영화제JIFF에 왔다. 어제는 <실비아의 도시에서>라는 호세 루이스 게린의 영화를 보고, 또 벨라 타르의 은퇴작인 <토리노의 말>을 봤다. <토리노의 말>은 정말 경악스러울만큼 소름돋는 명작이다. 아마도 올해 극장에서 본 최고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하고 섯불리 예상해본다. 종말의 시대를 살아가기에 대한 탁월한 은유이자, 유로피안들이 갖고 있는 반유대주의의 종말적 징후에 대한 냉철한 비판처럼 보인다. 그리고 영화의 종말에 대한…

  • 코엔 형제의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 불확정적인 세계의 교착상태

    연휴 전날 각색연습 수업 청강을 하러 학교에 갔다. 수업때 나의 <필경사 바틀비> 각색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들을 들었다. 어려운 작업이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내가 정말 이걸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부터 시작해서 가지각색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의 관념영화를 만들 수는 없다는 부담감까지 겹쳐져서 계속 고민이 되었다. 재형이는 그걸 각색하려면 코엔 형제보다 잘 찍으면…

    코엔 형제의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 불확정적인 세계의 교착상태
  • 영화

    <방자전>은 이야기에 대한 인간의 욕망, 그 인간 중에서도 하층계급의 이야기하기의 욕망에 대한 영화이다. 쉽게 알 수 있듯 <춘향전>이라는 판소리극을 베이스로 삼고 그걸 거꾸로 뒤집어 변주시키며 조선시대 중기 하층계급이 품고 있던 이야기하기의 욕망에 대해 인문학적인 통찰을 섞어 일종의 통속극을 선보이고 있다. 대략 17~18세기를 경과하며 나타난 조선시대 계급 갈등의 세계를 살펴보기 위해서 우리는 다름아닌 ‘이야기’를 가장 중요한…

    영화
  • 영화

    제목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사람들도 “밝다”고 이야기하는데, 어둡기 짝이 없었다. 슬프고 아픈 과거의 아주아주 미세한 좋은 점에 대해서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안간힘에 대한 영화다. 그러나 그것이 말그대로 ‘안간힘’이어서 슬프다. 더군다나 역사의 위인들 중 가장 슬픈 자아를 지닌 이순신 장군이 좋은 점만 보라고 말하는 장면이 진정으로 말해주는 바는, 망각증적인 긍정주의로 모든 걸 망각하라는 것이 아니라 위태위태한 멜랑꼴리를 거부하라는…

    영화
  • 씨네큐브에서 를 보았다

    모두 봤다시피 비가 엄청나게 왔다. 광화문 거리를 걷는데 비가 무릎까지 차서 헤엄치듯 거리를 건너야 했다. 광화문역은 완전히 물에 잠겨서 아수라장이었고, 씨네큐브 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완전히 폭포였다. <옥희의 영화>를 씨네큐브에서 봤다. 엄청난 영화인지는 잘 모르겠고, 좋은 영화임은 확실하다. 너무 기대를 많이 했나보다. 구조가 담지하는 바가 워낙커서 좀 더 많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이선균과 문성근,…

    씨네큐브에서 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