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

  • 진보정당 노선의 폐기가 아니라, 체제전환운동의 세력화

    이 글은 지난 2023년 11월 6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이다.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진보정당들이 지지부진한 상태를 벗어나려면 안과 밖에서 두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안에서는 조직혁신을 통해 지역과 부문의 활력 + 능동적으로 운동을 조직해야 하고, 밖에서는 사회운동이 강화되어 그것의 정치세력화가 좌파정치운동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지금은 둘 모두 막막하고, 진보정당 내부 논쟁은 너무 갈등적으로 꼬인 나머지, 혁신과는 무관하게…

    진보정당 노선의 폐기가 아니라, 체제전환운동의 세력화
  • 새롭지 않은 신당, 대안 없는 대안정당, 기반 없는 대중정당

    무당층이 늘어나면 공백을 비집고 들어가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가뜩이나 거대 양당이 ‘누가 더 엉망인가’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선 더 그렇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을 자처하며 뱃지를 단 기본소득당이나 시대전환을 언급하고 싶진 않다. 기생 전략에 의존하는 이들에게 ‘제3지대’나 ‘대안’같은 수사를 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일련의 ‘신당’ 물결은 어떨까? 한동안 언론에 의해 ‘금태섭신당’으로 호명되던 ‘새로운당’이나, 삼성 자본 옹호자 양향자가…

    새롭지 않은 신당, 대안 없는 대안정당, 기반 없는 대중정당
  • 승자독식의 착취로 만들어지는 K-콘텐츠에 미래는 없다

    지난 4월 말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 중 만난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 테드 서랜도스는 향후 4년간 한국에 25억달러(약 3조2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이를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로 내세웠지만, 이는 2021년부터 크게 늘어난 투자의 연속이지, 갑자기 늘어난 게 아니다. 넷플릭스측이 내세울만한 외교 성과를 찾는 윤 대통령의 갈망을 홍보로 활용했을 뿐이다. 넷플릭스가 사업상의 난관들에도 불구하고…

    승자독식의 착취로 만들어지는 K-콘텐츠에 미래는 없다
  • ‘노동중심성’이라는 텅 빈 기표를 재정의하기

    노동정치를 둘러싼 뭇사람들의 언어는 참 불친절하다. 그것이 정작 노동자들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일까? 얼마 전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기존의 우려를 벗어나 토론 수준으로 다뤄진 민주노총 정치방침안 4항 “농민, 빈민 등 진보 민중세력 및 진보정당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노동중심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와, 5항 “여러 진보정당이 각자도생하는 방식이 아니라 진보정치 세력이 대단결 하는…

    ‘노동중심성’이라는 텅 빈 기표를 재정의하기
  • 전향의 물결

    최근 학출 활동가나 교수 등 중년 지식인들의 초정파적인 전향의 물결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기보다는 심리적인 문제에서 근거한 것처럼 보인다. 놀랍게도 이들이 하는 말이나 글의 행간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일종의 ‘억울함’이다. 늦은 밤 뉴스피드를 훑다보면 술에 취해 느닷없이 올리는, ‘누가 자기 인생을 보상해주냐’는 자기연민이 불쑥 튀어나온다. 이분들은 대체로 자신이 선택한 운동의 위기와 삶의 위기를 우애를 통해…

  • 정치의 사법화, 사회의 사법화

    지난 가을 한 변호사는 칼럼에서 오늘날 유행하는 ‘정치의 사법화’라는 수사의 훨씬 정확한 말이 ‘사회의 사법화’라고 했다. “법원이 최후의 보루가 아니라 민원센터가 되면, 사회의 다른 영역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데, 왜냐하면 법원은 “범죄자를 처벌할 수 있을 뿐 피해자를 지원하고, 범죄로 파괴된 공동체를 복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의 말처럼, 사법화된 사회는 “높은 처벌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지, 힘 없는 사람들의…

  • 중년 남성의 자기반성

    어제 엄마와 오랜만에 전화 통화를 하다가, 최근 일이 자꾸 꼬여서 거의 1년째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종종 듣던 이야기라서 ‘들어주는 사람’의 자세로 위로해주었다. 엄마는 내게, 자신이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최근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그 ‘업자’가 남성으로서 여성인 자신을 무시하기 때문에 이렇게 어깃장을 부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내가 듣기에도 그건 너무 합리적인 생각이었다. 그 업자는…

  • 경멸과 냉소

    대통령과 가깝다는 천공스승인지 뭔지 하는 머저리와 그보다 좀 더 머저리 같아 보이는 대통령, 그리고 그 대통령 옆에 기생하며 권력놀이는 하는 극우주의자들, 겸손이 힘들다는 정치무당, 정치무당의 굿판에 종속된 386세대의 일부 자유주의 엘리트들, 인플루언서를 만들어 추종하는 것만이 자기 정치의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정치 좀비들, 그런 모습을 비아냥거리는 것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어보이는 냉소주의자들, 양자를 각각 비난하다가…

  • 글값

    나에게 “글값”은 여전히 부끄러운 문제이다. 그래서 난 말하지 않고, 말한 적도 없다. 너무 실용주의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어떤 글을 쓰느냐 쓰지 않느냐의 문제는 다분히 필요한 글이냐 아니냐에 있을 뿐이고, 글의 값은 주는쪽이 풍족하냐 아니냐도 매우 중요한 기준이다. 얼마 전에는 원고료 대신 쌀을 보내주는 매체에 두 달에 한 번 짧은 글 기고를 시작했는데, 그 월간지의 가치가…

  • 지역독립언론 뉴스민 후원

    뉴스민 정기후원을 신청했다. 여러 훌륭한 지역언론들 중 하나라는 점도, 그걸 10년동안 이끌어온 분들이 매우 헌신하면서 중요한 성과를 이뤄왔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나도 내 코가 석자인 사람이지만, 어려움이 있다는 말에 그냥 지나갈 수 없었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가 저마다 다양한 생각과 고민이 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