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운동

  • 2023년 회고

    몇 년 동안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 연말연시에 워낙 바쁘기도 하고, 단지 또 하루의 시간이 지나가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한데 올해의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아무래도 한 해를 매듭짓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부터는 좀 다른 리듬으로 살고 싶고, 또 내 마음을 새롭게 다듬고 싶어서다. 2022년 하반기에…

  • 진보정당 노선의 폐기가 아니라, 체제전환운동의 세력화

    이 글은 지난 2023년 11월 6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이다.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진보정당들이 지지부진한 상태를 벗어나려면 안과 밖에서 두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안에서는 조직혁신을 통해 지역과 부문의 활력 + 능동적으로 운동을 조직해야 하고, 밖에서는 사회운동이 강화되어 그것의 정치세력화가 좌파정치운동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지금은 둘 모두 막막하고, 진보정당 내부 논쟁은 너무 갈등적으로 꼬인 나머지, 혁신과는 무관하게…

    진보정당 노선의 폐기가 아니라, 체제전환운동의 세력화
  • 우리의 과제는 긴 밤을 기회로 삼아 대항세력을 조직하는 것뿐이다

    아래 글은 노회찬 5주기 추모 심포지움 “복합위기의 시대, 정치의 재구성” 중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의 “폐허의 응시: 심층적응 정치의 구상”에 대한 토론문이다. 1990년대의 지식인 논자들이 사회 혹은 사회운동에 대해 이야기할 때 ‘위기’를 외쳤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복합 위기’를 호명했다. 그조차도 십수년이 흘러 이제 ‘위기’를 말하는 것은 따분하게 느껴질 정도로 습관적으로 반복돼 왔다. 위기론 이후의 위기가 지속되고…

    우리의 과제는 긴 밤을 기회로 삼아 대항세력을 조직하는 것뿐이다
  • 상층 엘리트들만의 ‘세번째 정치분파’를 구축하는 게 쉬울까, 대중운동을 바탕으로 한 좌파의 정치적 비전을 전면화하는 게 쉬울까?

    휴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신경 끄고 살려고 노력 중이지만 쉽지가 않다. 스스로를 ‘진보주의자’로 자처하는 직업적 정치인들이 상층 엘리트들 간의 연합을 통해 ‘진보주의자들이 참여하는’, ‘세번째 정치분파’를 유의미하게 구축하는 것이 쉬울까, 좌파가 자신의 대중운동 기반을 탄탄하게 만들어나가는 것을 통해 정치적으로 성장하고, 이를 통해 반자본주의적 사회운동의 정치적 비전을 전면화하는 것이 쉬울까? 전자는 현실적이고 후자는…

    상층 엘리트들만의 ‘세번째 정치분파’를 구축하는 게 쉬울까, 대중운동을 바탕으로 한 좌파의 정치적 비전을 전면화하는 게 쉬울까?
  • 이원대립적 정치 담론에 사로잡힌 여론

    유시민처럼 20대 시기에 운동을 얄팍하게 경험하고 영광은 훨씬 크게 누린 자들은 엘리트주의, 자의적이고 협소한 판단력으로 대중을 자주 호도한다. 이들은 대개 386세대 출신이면서 20대 시기에 매우 짧은 운동 경험을 훈장 삼아 평생을 우려먹는다. (20대 시기에 오판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그 중에서도 유시민은 역사적인 오판으로 뒤범벅이었던 인물로 유명하다.) 물론 90년대 학번이거나 2000년대 학번인데 비슷하게 행세하는 이들도…

    이원대립적 정치 담론에 사로잡힌 여론
  • 2014年4月16日以后发生的许多变化

    韩国人觉得,韩国的大型事故“世越号沉船事件”并不是事故,而是国家犯罪和人祸。 我还忘不了那天,恐怕许多韩国人也是如此。当时我坐在公司办公室的电脑前工作。天气晴朗,风调雨顺,是个温暖的春天。不过那天上午9点半,突然办公室的同事们开始闹闹哄哄起来。“怎么了?为什么这么吵啦?”。一个人说,“现在快看新闻快讯!” 打开网络新闻后,传来了大型客船沉没的消息。那艘船的名字叫“世越号”,在两天前从仁川港出发,驶向了济州港。 客轮在韩国全罗南道珍岛郡近海发生沉船事故,船上载有476人,遇难的大部分乘客都是正在修学旅行的高中学生。 事故发生后,所有的场面都通过电视新闻进行现场直播。当初媒体报道说大部分乘客都获救了。人们舒了一口气说:“谢天谢地,真是万幸啊!但这是误报!”因为媒体没有经过任何验证,就发布了某官员的错误报导。导致政府的解救工作笨拙缓慢。 发生沉船事故的时间是八点五十五分。在九点半,海洋警察赶到了事故现场。但在四十七分钟后的上午十点十七分左右,海洋警察的直升飞机、船舶、潜水艇全部撤离。很多韩国国民未能理解为什么会出现这样的错误。 其实当事故发生时,如果政府的应对速度更快,就能救出乘客。不过当时政府没有进行正常的救助工作。所有的韩国人都要收看电视直播,眼睁睁看着学生们沉入海底。那是一件悲惨而残酷的事。生还者只有172人。 为什么是国家的责任? 是国家犯罪吗? 最初世越号禁止出海。由于事故当日天气恶化,除世越号外,其他任何船舶都没有出港。而且世越号违反了非法超载、固定不良、船舶老化、非法改造、安全教育等诸多条例,这是违反韩国海上安全法规的行为。 韩国世越号沉船事故从那时到现在让全体韩国人沉浸了在悲痛之中。在事故原因的调查过程中,韩国社会的各种问题均被一一暴露,尤其是腐败问题再次引发了关注。 可是也有很多变化。前任总统朴槿惠因腐败而被拘留,而政权被更替了。很多人说,“那天以后韩国人变了。”这句话的意思是“比起以前,更应该考虑到社会的实践,并为共同体做出行动。” 事发当时,海警彻底控制了现场,妨碍了救援工作。乘客们敲着窗户请求救助,但是海警却无视这一要求。海军高速艇、119救援队、美军直升飞机等都在现场,但根据海警的要求,没有执行任何救援行动。但是,海警妨碍救援工作并不是可以单独决定的事项。前海军参谋总长下达了两次救助命令都被阻拦。能够阻止这一切的人只有合参议长、国防部长官、总统。一直到现在还没有查明到底是谁以何种意图阻止了救援。 偶尔遇到路上高中学生的时候,我不禁感到悲哀。因为国家的无能,300多名学生沉浸在深海之中。未来创造的青年们的未来消失了。很多韩国成人对死去的孩子们感到内疚,我也。 中国怎么样? 中国是大国,经历很多事情的国家。我一直关注着中国人如何克服历史上的苦难。我想了解一下这段历史,最近想知道如何克服。今年4月16日是世越号惨案发生4周年纪念日。我在北京学习汉语,但在异国他乡也很特别。目前正在考虑如何度过前一天的4月16日。我会时常记住那些孩子们。【完】 민휘의 부탁으로 곧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월호 4주기 집회 중국어 안내문 번역을 더 다듬고 고쳐서 쓴 글이다. (불행히도 그 중국어 안내문 번역은 여러 결함들이 있고, 아래 글은 한 중국인 친구의 도움을 받아 잘못된 부분을 고친 것이다.) 게다가 역시 어휘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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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로부터의 동아시아 말고 아래로부터의 연대를

    자본주의의 위기와 동아시아 2007년 서브프라임 위기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곧바로 세계화됐다. 세계 곳곳에서 달러 부족 사태가 일었고, 유럽에선 유로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재정위기가, 라틴아메리카 등 여타 지역도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었다. 한편 동아시아는 위기를 겪었지만 신속한 회복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중국·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G7을 대체하는 G20에 동참했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달러 보유국가로…

    위로부터의 동아시아 말고 아래로부터의 연대를
  • 부활절 예배

    지난 일요일 부활절 예배를 ‘구경’ 간 적 있다. 그곳에서 지회장님의 기도를 듣고, 어느 감리교 목사의 기도를 들었다. 자본의 탐욕과 우리 모두의 죄의식을 질책하는, 그런, 기도였다. 격정적이기에 눈물이 나는, 그러나 죄의식에 대해 공히 확인하는 것이 가히 ‘기독교적’이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창성동 가가린에서 일요일과 월요일마다 알바를…

  • 오만한 ‘의지주의’가 아니라

    오늘날과 같이 험난한 정세에서 한 개인이 안정과 자존감을 유지하며 방향타를 잃지 않고 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것은 언제나 역사적으로 그래왔고, 세상과 단절한 채 밀실 안의 삶에만 만족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불완전하며 조금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자신이 지향하는 바와 사상/이념이 맞는 조직이 필요하다. 나는 결코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방향타를 잃고 헤맬…

  • 핸드폰 속 사진들로 돌아보는 2011년

    2011년 한 해동안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돌아보았다. 스쳐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작고 후진 스마트폰 하나로 기동적으로 찍은 사진이지만 새록새록 그 시간들이 떠오른다. 애시당초 스마트폰을 산 목적이 잘 달성된 듯 하다. 한미FTA 비준안이 아직 국회에서 비준되기 전, 거의 매일 같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으로 갔었다. 그때 길바닥에서 본 ‘격문’이다. 어느 중년의 노동자가 휘갈겨 놓은 글로 보이는 이 격문은…

    핸드폰 속 사진들로 돌아보는 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