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 마크 피셔의 『자본주의 리얼리즘』을 읽었다

    예전에 읽다가 덮었는데, 다시 펼쳤다가 매우 재밌게 읽었다. 2년쯤 전에 덮었던 이유는 서두의 논의가 당시 내게 너무 무겁고 우울하게 느껴졌고, 정치철학과 문화비평이 혼합된 것처럼 보이는 이런 책에 조금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정치철학보다는 실제의 실천이나 현실을 살펴보고, 실증적인 이야기를 하는 텍스트를 훨씬 선호했다. 역시 독서도 ‘때’라는 게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의 삶뿐…

    마크 피셔의 『자본주의 리얼리즘』을 읽었다
  • <삼성 독재> 서평

    오늘날 한국 사회를 일컬어 “삼성 공화국”이라고 비유하는 것은 그리 어색한 일이 아니다. 삼성이 어떻게 해서 우리 사회를 지배했고, 그 힘이 얼마나 막강한가에 ‘신화적인’ 말들도 매우 자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아주 현상적인 사실들로만 가늠할 뿐,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역사적으로 어떻게 해서 이런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느냐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삼성 독재> 서평
  • 위로부터의 동아시아 말고 아래로부터의 연대를

    자본주의의 위기와 동아시아 2007년 서브프라임 위기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곧바로 세계화됐다. 세계 곳곳에서 달러 부족 사태가 일었고, 유럽에선 유로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재정위기가, 라틴아메리카 등 여타 지역도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었다. 한편 동아시아는 위기를 겪었지만 신속한 회복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중국·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G7을 대체하는 G20에 동참했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달러 보유국가로…

    위로부터의 동아시아 말고 아래로부터의 연대를
  • 2012년 마지막 날

    예전엔 항상 이맘때 해를 맞이하면서 친구들 선배들 후배들과 “새해 복 많이 쟁취해. 복이란 거져 생기는게 아니라 투쟁해서 쟁취하는 것이어야 진짜 복이니까”라고 오글거리는 운동권 덕담을 주고 받았는데 6년만에 다시 들으니 참 생경하다. 생각해보면 복이 마냥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각자도생 약육강식의 시대에 제각각 싸워 쟁취하는 복일랑 승자독식의 복일테니 말이다. 그래서 묵주나 십자가를 앞에 두고 우리 아들…

  • “감히 예술을”?

    나는 종종 예술가라는 사람들이 “예술을 ‘감히’ 돈의 가치로 평가하려는것이냐?”고 반발하며 대단히 일시적이고 방어적으로 신자유주의 교육구조조정에 맞설때, 이상한 불편함을 느낀다. 얼마전 추계예술대가 교육과학부의 괴이한 양적 평가기준에 의해 ‘부실대학 판정’을 받았을때의 반발이 그런 아이러니함을 떠올리게 한다. 그때의 대부분의 뉘앙스들은 마치 예술이 아니라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표준화된 양적 평가기준으로 ‘합리적으로’ 대학을 위계화시키는건 정당한 일인것만 같은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 자본주의 사회의 대중교육과 능력주의

    “대중교육은 신분과 계급에 따른 교육의 차별을 일소하고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모든 대중에게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지적 차이를 해소하고 지식에 대한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형식적 조건이 마련된다. 그러나 대중교육은 성과주의와 결합됨으로써 노동자계급의 내적 분할과 차이의 체계를 정당화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이에 따라 대중교육은 지적 차이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끊임없이 재생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인자본의…

  • 문화예술운동에 대한 어느 학생운동조직의 인식

    ‘문화예술운동’이라는 명명 자체가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어본다. 이것은 거의 모든 것을 소급시킬 정도의 품을 지닌 말이다. 문화, 예술, 운동. 그러나 각각을 하나의 명명으로 이을 수 있는 존재론적 맥락은 아주 희미할 뿐이다. 요컨대 ‘문화운동’이라는 말에는 문화 중에서도 어떤 문화들에 대한 것으로 한정시키는 맥락의 운동양태가 존재해온 것에 대한 사후적 명명의 맥락이 존재한다. 다른 말로 이것은 대중문화의…

  •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읽기 시작했다. 이 거대한 연구작업은 1927년 즈음 시작된 사유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 브레히트, 숄렘 등과의 논쟁 과정을 통해 보다 더 촉진되었으며, 점점 변모해갔다. 역사 유물론에 입각한 문화, 시공간에 대한 벤야민의 사유는 점점 더 그 근거를 마련해갔다. 파리라는 “세계적 상징”(19세기 영국 빅토리아 헤게모니의 자본주의 시기의 수도는 분명 런던이었음이 분명하지만, 벤야민은…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