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

  • 마크 피셔의 『자본주의 리얼리즘』을 읽었다

    예전에 읽다가 덮었는데, 다시 펼쳤다가 매우 재밌게 읽었다. 2년쯤 전에 덮었던 이유는 서두의 논의가 당시 내게 너무 무겁고 우울하게 느껴졌고, 정치철학과 문화비평이 혼합된 것처럼 보이는 이런 책에 조금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정치철학보다는 실제의 실천이나 현실을 살펴보고, 실증적인 이야기를 하는 텍스트를 훨씬 선호했다. 역시 독서도 ‘때’라는 게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의 삶뿐…

    마크 피셔의 『자본주의 리얼리즘』을 읽었다
  • 중년 남성의 자기반성

    어제 엄마와 오랜만에 전화 통화를 하다가, 최근 일이 자꾸 꼬여서 거의 1년째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종종 듣던 이야기라서 ‘들어주는 사람’의 자세로 위로해주었다. 엄마는 내게, 자신이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최근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그 ‘업자’가 남성으로서 여성인 자신을 무시하기 때문에 이렇게 어깃장을 부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내가 듣기에도 그건 너무 합리적인 생각이었다. 그 업자는…

  • 영웅 서사

    알고 있다. 사람들은 영웅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떤 지독하게도 가장 희망적인 기운을 품고 태어났으나 태어나면서부터 지닌 운명의 지독한 장난질에 의해 여러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으며, 이 놈의 절망적인 세계에서 자라면서 온갖 좌절을 겪었고, 아버지 부재의 상태에서 자라기도 한, 그리고 결국 절망적인 청소년기에 극심한 방황을 겪다가, 결국 어떤 시기에 어떤 계기로 인해 큰 깨달음을 얻어 방황을 마치고, 종국에는 끊임없이 승리하고 성공하여,…